
"나의 성과가 다른 사람의 실적으로 적용이 돼버렸습니다. 그렇게 실적을 빼앗겼고, 억울하고 화가 났지만 이미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1+1=2라는 계산처럼 딱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과 환경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가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과를 빼앗긴 날
회사에서 상반기 업무 실적 평가를 위한 미팅을 할 때였습니다. 저의 실적들을 검증하고 있는데 제가 큰 성과를 냈었던 실적이 빠져있어 건의를 하였더니 다른 사람의 실적으로 포함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항의를 하였지만 상황은 이미 되돌릴 수가 없는 사태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성과를 위해 몇 날 며칠을 야근하며 고생하고 주말에도 일하느라 포기했던 가족들과의 시간들이 생각나서 더더욱 화가 났습니다. 성과를 빼앗긴 후 3~4일 동안은 회사일도 손에 하나도 잡히지 않고 머릿속에서 불만과 불평이 가득했으며, 평상시 하지도 않던 술자리를 자주 가지게 되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가서도 그 안 좋은 감정이 계속 남아 저의 감정이 주체가 되지를 못했고 가족들에게 평상시처럼 살갑게 대하지도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괜히 가족들이 제 눈치를 보며 혼자 있게 많이 배려해 줬던 거 같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지만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져가는 것을 느끼게 됐을 때 저는 일전에 읽었던 "너를 미워할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의 내용들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이렇게 안 좋은 감정들을 가지고 있는다고 한들 지금 내 상황들이 머가 달라질까? 빼앗겼던 내 성과를 돌려받을 수 있나? 아니면 회사에서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알아주기라도 하나? 오히려 이런 감정들이 내 회사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좋지 않은 악영향을 주기만 하다 보니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은 지치고, 점점 나만 안 좋아지는 거 같은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그제야 나 스스로를 바라보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과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다짐했습니다. "털자.. 계속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건 내 마음속 쓰레기통에 쓰레기만 쌓아두는 꼴이니 그냥 털어버리자!!"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몸을 힘들게 하면 머릿속이 싹 비워지거든
막상 감정의 쓰레기통을 털어버리자고 마음은 먹긴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술을 마시거나 하는 그런 안 좋은 행동으로 저의 몸을 더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여전히 머릿속은 안 좋은 감정으로 가득 차 있을 테니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몸을 움직이자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가끔씩 러닝을 했었는데 평상시에는 5Km 정도 달렸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좀 더 달려봐야겠다는 생각에 3~4Km를 더 달려보자 마음먹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상시 달렸던 5Km가 넘어가자 점점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온몸에 땀범벅에 다리도 내 의지가 아닌 스스로 움직이는 거 같았습니다. 머릿속은 그냥 새하얀 세상이 되어버렸고, 너무 힘들어서 무슨 생각을 할 여력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달리다가 집에 돌아오는 길 공원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데 그전에 가지고 있었던 안 좋은 감정은 어디 갔는지 전혀 모르겠고 그냥 단지 너무 상괘하고 기분 좋은 감정만 남았습니다. 순간 어떤 책에서도 몸을 힘들게 하면 머릿속이 싹 비워진다는 이야기가 그때 떠올랐습니다. 집으로 돌아가 시원한 물로 샤워하고 나왔는데 며칠 제 눈치만 보던 가족들이 저의 표정을 보고 웃으며 다가와 기분 좋은 일 있었어? 얼굴이 너무 좋은데?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거울을 봤더니 며칠간 봐왔던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 저는 제 마음속에 있는 좋지 않은 감정은 다른 사람들도 보기에 나를 대하기 불편한 사람으로 만들고 내 마음의 좋은 감정은 나를 편하게 생각하고 대하고 싶은 좋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을 느꼈고, 나 스스로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그 일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주변탓, 지금은 내 감정이 먼저
"윤서진의 너를 미워할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를 보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살아가면서 생기는 많은 일들이 나의 계획대로 결과가 나오는 일보다 그렇지 못한 일들이 더 많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서 생기는 결과에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생각해 보면 예전의 저는 불합리한 일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생긴 거에 대해 주변과 상황 탓을 주로 하였고, 제 마음을 돌아볼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정을 해소하지 못한 채 마음 한구석에 남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책을 보고 가장 많이 변화된 것은 이제는 주변 탓을 하기보다 나의 감정을 체크하고 내 마음을 돌아보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과 상황과 환경이 나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나를 배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근본적인 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이는 노력과 시간만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고, 혹시라도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나의 마음이 깨끗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과 환경이 저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하더라도 기꺼이 수용하고 그 시간에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제 마음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저를 사랑하고 준중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