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려고 누웠는데 아까의 상황들이 좀 건강한 가정의 모습으로 보이질 않는 거지"
집에 돌아와서 아이에게 숙제는 했는지, 오늘 별일 없었는지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랭한 단답형 답변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누워서 아까 있었던 대화를 되돌아 생각해 보니 내가 원하는 건강한 가정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순간 느꼈습니다. 평상시의 말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직접적인 말투, 사실은 내가 편하려던 거였다
무심하게 던진 말 한마디에 업무의 효율성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회사에서 업무를 지시한 후배가 본인이 쓴 검토서를 가지고 와서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는데 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이런 표현은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는 내 의도를 오해 없이 제대로 전달하려고 했던 표현이었는데 후배는 그때 저의 말투에서 압박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나중에 듣게 되었습니다. 후배가 이야기를 해주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후배의 이야기에 당황을 하였습니다. 후배의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을 때 이전에 읽었던 책 "김민성의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표지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는 그 책을 찾아 대충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직접적인 말투는 오해를 없애고 정확하게 나의 뜻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그 내면에는 나도 바쁜데 길게 설명하기 싫었던 마음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인 말투만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에서 제안하는 상대방의 노력과 입장을 고려해 주는 말투가 중요하다는 조언을 저의 생활에 적용해 보려고 했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알려줘야 할 때에는 직접적인 표현을 많이 쓰는 편이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설명할 때에는 여러 가지 예를 들어가며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이걸 딱 구분한다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만 나름 제 나름대로 절충선을 찾은 것이 처음에 결과를 이야기할 때에는 두괄식으로 직접적인 표현으로 시작했다가 결과에 대한 부연설명을 할 때에는 여러 가지 표현을 쓰는 편으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하고 제 나름대로 결론 내린 표현법이었고, 지금은 회사에서 제 말투로 후배들이 오해하는 경우도 없고, 저의 피드백도 잘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우리 가족 대화가 건강해 보이질 않았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은 나를 더 잘 이해해 주는 좀 편안한 관계이다 보니 다른 인간관계보다 덜 조심하는 경향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별생각 없이 아이들에게 "숙제는 다했어?, 오늘 별일 없었어?"라는 식으로 말을 툭툭 건네었는데 아이도 그냥 단답형으로 "응" 이렇게만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 대화에서 무슨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냥 가정 안에서의 일상적인 대화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자려고 누워서 아까의 대화했던 상황들을 생각해 보니 좀 내가 생각하는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의 모습으로 보이질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순간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조심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며칠 후 똑같이 퇴근 후 집에 돌아왔는데 또 아이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래서 "숙제 다했어?"라는 말대신 "오늘 숙제가 많지는 않아? 그거 다하려면 오래 걸리겠다.."라고 이야기했고, "오늘 별일 없었어?"라는 말대신 "오늘 학교나 학원에서 기분 좋은 일 있었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 그랬더니 바뀐 가장 큰 변화는 그전에는 단답형으로 아이도 이야기를 했다면 그렇게 말투를 바꾸고 나서는 "오늘 선생님이 숙제를 많이 내줬어. 지금 하고 있는데 아직도 몇 개 더 해야 해!!!!"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면서 아이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말이 곧 나의 인격을 대변한다
나이가 들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나의 인격과 수준을 그대로 대변한다는 생각 합니다. 전에는 내가 회사에서도 직급이 높고 하니 내 의견을 강하게 어필하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강한 억양 와 논리적인 말투가 중요하다고 믿었고,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야기하다보다 저의 의견을 듣고 받아들이게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회사와 가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통해 이러한 말투는 당장의 논쟁과 설득은 된다고 느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주변 사람들과 멀어질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의 말투를 바꾼다는 것은 사실 배려의 영역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회사에서 후배와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듯이 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오해 없이 듣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내면에는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대를 배려해서 어느 정도의 맞춤 설명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더 상대에게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느낀 것은 내가 먼저 아이에게 배려를 하고 대화를 시도하니까 아이의 이야기에도 나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배려의 최종 모습은 서로 간의 일방이 아닌 양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게 배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드러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바라는 것 없이 상대를 위한 배려를 표현한다면 결국 상대방도 나에게 배려의 마음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꾸준함의 기술, 거실 팔굽혀펴기 10번이 3주 만에 40번 된 이야기 (0) | 2026.08.09 |
|---|---|
| 대화의 기술을 읽고 달라진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다 (0) | 2026.08.08 |
| 8Km 넘게 뛰고 나서야 이 책 제목이 딱 맞았다는 걸 알았다 (1) | 2026.08.08 |
| 이어령의 말, 질문 하나 바꾸니 건조함이 웃음이 됐다 (0) | 2026.08.07 |
| 아이스크림 약속을 캘린더에 넣었더니 아이가 더 좋아했다 (0) | 2026.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