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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이어령의 말, 질문 하나 바꾸니 건조함이 웃음이 됐다

by yoo12191 2026. 8. 7.

"질문이 바뀌기 전에는 네 같은 단답형 답변만 했다면 질문이 바뀐 후 친구와 놀았던 이야기를 했어"

"숙제 다했어? 에 '네' 한 글자만 이야기하던 아이가, 질문 하나 바꾸니 오늘 친구와 놀았던 이야기까지 다 쏟아냈다"

"이어령의 말"이라는 책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들이 들었는데 그중에 질문을 바꾸면 대화의 결이 달라지고, 웃을 일도 많아진다라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육아 대화법, '네' 한 글자가 신호였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본인들 방에서 핸드폰을 하거나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 모습을 보면 저는 아이들에게 가서 "오늘 숙제 다했어? 학원은 잘 다녀왔어? 같은 질문을 아무 생각 없이 던지곤 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네" 한마디였고, 그 이후 다른 주제의 대화로 연결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이 크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회사 동료들과 자녀이야기를 해도 다들 비슷하고 또 사춘기가 일찍 온 아이들 부모는 대화는커녕 얼굴도 보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가 읽게 된 이어령의 말에서는 주로 다루는 주제가 대화, 질문에 대한 부분이 상당히 비중을 차지했는데 책의 이야기와 저의 상황을 빗대어 생각해 보니 아이들에게 하는 저의 질문은 결과만 묻는 질문이었다는 것을 이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오늘 하루를 보냈는지, 무엇을 보고 웃고 즐거웠는지는 저의 질문을 통해서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적용하여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퇴근 후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떻게 놀았어? 친구들하고 놀 때 어떤 기분이었어?" 같은 질문을 하였더니, 아이들의 표정이 달라지며, "오늘 친구들과 이렇게 놀았고, 아주 즐겁고 좋았어, 그리고 아빠 또 학원에서는 이러이러했고, 저러저러했고...."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아이의 감정이 입 밖으로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 중심의 대화가 아닌 감정 중심의 대화로 질문을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서로가 공감이 되는 대화가 된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했습니다. 

가족 대화법, 결과 말고 마음을 물었다

저는 일하고 늦게 퇴근해서 집에 오는 경우가 많고, 아내 역시 낮에 일을 하고 집에 와서 살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로 힘들어서 암묵적으로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을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소파에서 쉬고 있는 저에게 와서는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억울한 일들을 저에게 이야기를 하는 거였습니다. 평상시에는 그런 말을 잘 안 하는 아내가 그런 말을 하니 정말 많이 억울한 일을 겪었나 보다 생각하며 듣고 있었는데 저의 답변은 그건 자기가 잘못했네.. 이럴 땐 저렇게 처신을 했었어야지 같은 답변을 하고 말았고, 마지막으로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는데?라는 말로 대화가 끝나버렸습니다. 순간 아내의 얼굴이 보이는데  "아.. 내가 잘못 이야기했구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며칠 후 퇴근한 후에 보통은 아내에게 문자로 "나 퇴근 중" 이렇게만 메시지를 보냈었는데 며칠 전의 저의 잘못이 생각이 나서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나 지금 퇴근하는데 우리 오늘 고생 많이 했으니까 맛있는 거 먹으면서 얘기할까?" 이렇게 이야기를 했더니 전화너머로 살짝 웃으며 "조심히 어서 와 맛있는 거 준비해 놓을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였습니다.  그날 아내와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무것도 아닌 소소한 이야기부터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 화나고 짜증 났던 일들 등등 많은 이야기를 하였고, 저는 그 이야기에 답변이 아닌 경청을 해주었습니다. 그 이후 저희는 종종 그런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건조했던 대화가 웃음과 장난으로 바뀌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전의 건조했던 대화는 서로 힘들고 지치니까 아무도 먼저 바뀔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어령의 말"에서 이야기해 준 대로 아내와 아이들하고의 대화나 질문하는 방법을 조금 바꿨더니 들인 노력에 비해 가정에서 웃음과 장난이 아주 많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렵지도 않은 간단한 것들을 적용해 보았을 뿐인데 결과는 너무나도 놀라웠던 거 같습니다. 사람들은 본인이 노력한다 해도 주변은 바뀌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면 절대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내 가족과 내 주변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나의 작은 변화를 위한 노력은 아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를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른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내가 조금만 노력하고 바뀌려고 한다면 선물처럼 언젠가는 저절로 상대방도 멋진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원래 선한 영향력은 선순환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집에 가면 아이들은 공부를 하든 책을 보든 혹은 아내는 살림 뒷정리를 하든 TV를 보든 각자 하고 싶은 일들을 했다면 지금은 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온 가족이 저에게 뛰어와서 "아빠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저는 오늘 친구들과 이런 일이 있었고요. 엄마는 저한테 이렇게 했어요"라고 하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구마구 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들으며, 호응해 주고 아이의 이야기에 집중을 합니다. 중간중간 추임새도 넣어주며 말입니다. 어찌 보면 제가 너무 원했던 가정의 모습이었고, 이렇게 달라진 가정 분위기의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대화와 질문의 결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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