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짜증내는 딸을 보며 내가 부끄러워진 이유

by yoo12191 2026. 8. 13.

"딸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하며 "아빠 싫으니까 방에서 나가라"라고 소리쳤어

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던 아이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그만 화를 내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더 감정이 격해져서는 나가라고 소리를 쳤고, 저는 쫓겨나듯이 거실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딸 수학 공부, '화낼 거면 하지 말라'라고 했다

주말 어느 날 첫째 딸아이가 수학공부를 하다가 잘 안 풀렸는지 혼자 화를 내며 짜증을 내는 소리가 거실까지 들렸습니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다 덩달아 저도 조금 짜증과 화가 났고,  아이에게 가서는 그렇게 화내고 짜증 낼 거면 하지 말라고 한소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가 감정이 격해졌는지 순간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변하더니 "아빠 싫으니까 방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쳤고,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 채 쫓겨나듯이 거실로 나오게 됐습니다. 소파에 앉아서 물을 한잔 마시고 있는데 아내가 조용히 옆으로 와서는 아이도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돼서 화내는 거라고 그러니까 좀 이해해 주고 나한테 소리 지른 건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저도 가만히 마음을 추스르고 아내의 이야기를 곱씹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에서는 완벽을 강요하는 것보다 존재 자체를 인정하는 부모의 모습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 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노력하는 한 당연히 방황을 하는 법이라고 하였고, 그 방황 자체를 품어주는 것도 사랑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짜증 내고 화를 내던 아이의 모습과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냈던 저의 모습, 그리고 그런 딸의 모습도 이해해 주라는 아내의 이야기가 괴테의 시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상황이 딱 들어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니 그 짜증이 이해됐다

거실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아이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고, 또 아내의 이야기를 곱씹어 생각해 보았습니다. 딸아이 입장에서는 잘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본인의 모습에 짜증 내고 화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그런 아이에게 짜증 내고 한소리 했던 저의 조급하고 옹졸했던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조용히 가서 아빠가 너한테 화가 나서 안 좋은 말 한건 절대 아니라고 설명하며, 미안하다고 심을 다해 사과를 하였습니다. 저의 사과를 가만히 듣던 아이도 이야기하기를 자기도 공부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될 때가 있다 보니 나 스스로에게 너무 답답한 마음에 짜증 내고 화냈던 거 같다고.. 지금 생각해 봐도 자기가 왜 그랬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아까 전 제가 느끼기에는 아이의 모습에서 좋지 않은 모습만 보았다면 지금은 내가 좀 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시 바라보니 그 안 좋게 보였던 모습들이 이제는 충분히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꾸 내가 생각하는 기준에 아이의 모습을 맞추려고 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 딸아이도 딸아이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었을 텐데 그것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저의 부끄러운 모습을 깨닫게 되었고, 그런 모습까지도 나는 인정해 주고받아줘야 한다는 것을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

가끔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종종 서운한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루 종일 밖에서 치이고 힘들게 일하고 돌아오면 내심 따뜻하게 반겨주고 이야기해 줄 가족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막상 가족들의 모습은 무덤덤할 때 저도 모르게 드는 마음에 심술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괴테의 시"에서는 오히려 가까운 사이일수록 어느 정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관계가 잘 유지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가족 같은 가까울수록 상대를 내 마음대로 움직이려 하거나, 내 기분을 알아서 맞춰주기를 바라는 이기심이 발동한다는 이야기에 정말 맞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인터뷰에서는 바깥에서 만나는 주변사람한테는 예의를 지키는데 왜 소중한 가족에게는 함부로 대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던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그 말은 즉 주변사람에게는 막대하기 어려우니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예의를 지키는데 그에 비해 가족에게는 쉽게만 대하려고 하니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내와 아이를 대할 때 제가 회사일이나 다른 일로 힘들 때일수록 더 거리를 두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주변 동료들과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나누며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쓰다 보면 인간관계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게 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괴테의 시에서는 허울뿐인 교제보다 진실한 몇 사람과 깊은 유대를 가지는 것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업무적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괴테의 시의 이야기를 좀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업무 외적으로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기보다, 마음 맞는 소수의 몇 명과 깊이 있는 관계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보니 쓸데없이 허비되는 에너지도 많이 줄게 되고, 경제적인 부분도 시간적인 부분도 가족과 저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괴테의 말처럼 진실된 관계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맞지만 현실에서는 꼭 그렇게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상황에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