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와 데이터가 너무 많아서 경황이 없다고 했다" 올해 초 부서 내 주요 프로젝트 관련 보고서를 보고할 때였습니다. 보고서를 준비할 때부터 거창한 기획안을 내놓고 화려한 수식어로 보고서를 채우기 급급했었으며, 지나치게 많은 수치와 거창한 목표로 가득 채운 보고서를 작성하여 경영진 앞에서 보고를 하였더니, 표정부터 곤란해하며,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보고서에 기재되어 있는 데이터는 왜 있는 건지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건진 한 문장
사실 저자인 손웅정은 축구로 유명한 손흥민선수의 아버지로 축구지도자로 유명한 분입니다. 그런 분이 쓴 책이라길래 처음에는 별로 나와는 상관없겠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겼었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통해 그의 생각과 철학을 듣게 되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인지 궁금하던 차에 다시 한번 그의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책을 보고 크게 느낀 한 문장은 바로 "핵심만 남기고 미련 없이 버린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그리고 자주 듣는 이야기 일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그대로 적용하며 살지 못한다는 것이 맞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해 초 부서 내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기획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준비하는 과정부터 수많은 회의와 데이터 모으기, 데이터를 숫자로 증명하는 과정까지 저를 비롯하여 모든 팀원들이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준비를 했었습니다. 결국 무려 15페이지의 보고서를 작성하였고, 자신 있게 경영진 보고를 준비하였으나, 정작 보고하고 나니, 경영진들은 생각지도 못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도대체 이 보고서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데이터가 너무 많아서 어떤 걸 중점으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 데이터를 증명하는 숫자가 너무 많아 이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처참한 피드백을 받게 되었습니다. 팀원들과 저는 망연자실하게 되었고, 처음 우리가 잡은 방향성부터가 잘못되었고, 내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제대로 전달이 안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느꼈던 "핵심만 남기고 미련 없이 버린다"는 개념을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15페이지를 3페이지로, 아깝다는 생각은 없었다
처참한 보고 이후 다시 팀원들과 회의실에 모여 한 가지만 이야기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다 버리자"였습니다.
그래서 첫 페이지에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결론을 담을 수 있도록 내용을 추려보기로 했습니다. 아깝다는 생각은 버리고 하고 싶은 말을 먼저 정리한 후, 그 뒤에는 그것을 설명하는 자료만 남기기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방향을 정하고 나니 회의자체도 간결해지고 보고서에 들어갈 자료도 중요도를 정리하여 필요 없겠다고 생각 드는 것은 과감히 없애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첫 페이지에 결론을 비롯한 핵심 내용이 전부 들어가서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정리가 되었고, 두 번째, 세 번째 페이지에는 첫 번째 페이지의 핵심내용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자료로 구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다시 보고하는 자리에서 느낀 것은 15페이지의 보고서가 3페이지로 줄어든 거에 대해 만족해하는 반응을 먼저 보게 되었고, 발표 처음에 결론을 이야기함으로써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전달하였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결론에 대한 추가 설명을 하게 되면서 경영진의 이해를 돕는 수순으로 발표를 진행하였습니다.
발표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었고, 경영진도 발표에 만족하며 이후 프로젝트는 성황리에 잘 진행이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발표 이후 다시 한번 이전에 작성되었던 보고서와 수정한 보고서를 보며 손웅정 작가의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깨닫게 된 문장인 "핵심만 남기고 미련 없이 버린다"는 말이 어떤 의미로 적용이 되었는지 많이 느꼈고,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라 해도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책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서 받은 평가
이후 보고를 들은 경영진 중 한 명과 따로 티타임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임원분이 이야기하기를 처음 보고를 들을 때에는 듣고는 있지만 더 이상은 들리지도 않고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조차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는데 두 번째 발표 때에는 시작하자마자 바로 결론을 짚고 넘어가니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하기가 쉬웠고, 그 이후 설명은 결론에 대한 추가 데이 터니까 내용에 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들었던 거 같다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팀원들과 함께 추구했던 방향성과 같은 느낌을 경영진 쪽에서도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임원분의 피드백이 책 내용과 너무 맞아떨어졌고, 이렇게 적용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과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내가 선택하기 힘들고 어려울 때 책에서 읽은 내용을 그래도 적용해서 받은 평가라는 생각에 더더욱 기분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기 계발 관련 서적은 참 많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제대로 적용하는 경우는 쉽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고 좋은 이야기 중에 나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조언과 이야기를 딱 한 가지만이라도 적용해서 실천해 볼 수 있다면 그래서 그 조언을 내 걸로 만들어 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얼마나 내 삶의 가치가 윤택하게 만드는 일인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