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받아 들고는 아이들한테 막 자랑하던 게 생각이 납니다."
특별한 날도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퇴근길 항상 보던 꽃집을 지나는데 그날은 그냥 꽃을 사서 아내에게 주고 싶었고, 아내는 꽃을 보자마자 받아 들고는 방방 뛰며 좋아하던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직장생활 15년, 설렘이 없어진 게 당연했다
직장생활을 수십 년 하다 보면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쳇바퀴 돌아가는듯한 똑같은 일상에 익숙해져 설렘이란 감정을 잃어버리고 살아왔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직장인의 출퇴근하던 방식은 항상 똑같고, 늘 하던 방식대로 업무처리를 하고, 늘 하던 비슷한 회의를 하며 별다른 변화 없는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지내왔습니다. 퇴근 후에도 밥 먹고 씻고 소파에 누워서 의미 없는 핸드폰 영상만 보다가 잠에 드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해 왔고, 평일날 힘들게 일했다고 주말에는 늦잠을 자거나 움직이지 않고 뒹굴뒹굴 거리며 지내는 것이 다반사였었습니다. 그런데 서점에서 우연찮게 보게 된 "놀라움의 힘"이라는 책은 처음 제목만 봐서는 내용이 전혀 예상이 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예상도 안 되는 제목에 눈길을 끌렸고, 책을 읽어보니 익숙함을 깨야 뇌가 자극이 되고 새로운 깨달음이 생긴다는 이야기에 저의 모습을 되돌아보았더니 뻔한 일상에 안주하며 저 스스로의 생각을 울타리 안에 가두고 놓아둔 탓에 제 삶의 새로운 기회나 즐거움을 놓치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평범했던 내 삶에 작은 변화를 주고자 익숙한 출퇴근 루트도 조금씩 바꿔본다든가, 업무를 처리할 때 이전과는 다른 시도를 해보며 새로운 방식으로 해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노력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작은 변화가 저의 삶에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촉진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출퇴근 버스로 바꿨더니 한강 석양이 보였다
가장 먼저 제 삶의 변화를 준 것은 바로 출퇴근길 루트를 바꿔보았습니다. 지하철도 두 가지 정도 루트가 있고,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가장 빠른 루트를 선택해 왔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버스를 타고 퇴근을 하게 되었는데 한강을 지나는 구간에 때마침 석양이 지고 있었고, 유리창 너머로 그 모습을 가만히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황홀한 풍경에 넋을 잃고 보게 되었고, 그 석양은 마치 고된 하루를 보낸 저에게 주는 따뜻한 마음의 위로와 같이 느껴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출퇴근을 하면서 가장 빠른 길을 선택해야 했고, 멀미가 싫어서 버스를 잘 타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깥풍경을 보는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익숙한 내 삶에 놀라움을 껴넣어주기 위해 준 작은 변화가 저에게 이런 위로를 해줄 주는 몰랐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프로젝트 관련해서 회의를 했을 때에도 사실 저는 몇 년 전에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적이 있어서 제 나름대로 머릿속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성을 정해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견을 나누는 회의자리에서 어떤 후배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의견을 내놓았는데 제 기준에서는 생각할 가치도 없는 의견이었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무시를 해버렸고, 다른 직원들도 저의 의견에 동참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이후 그렇게 프로젝트는 잘 마쳤지만 마음 한편에 후배의 의견을 묵살했던 저의 모습이 자꾸 생각이 났습니다. "놀라움의 힘"에서도 남들의 예상치 못한 생각이나 행동을 마주했을 때 섣부르게 판단하거나 거부하지 말고, 그 안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태도가 개인의 성장을 결정짓는다는 구절을 보고 더 저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후배를 찾아가 가볍게 차 한잔하면서 그때일을 사과를 하였고, 후배는 본인은 다 잊은 일이라고 그런 걸 사과하시냐면서 놀라며 웃으며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날 아닌데 꽃 한 다발, 아내가 아이들한테 막 자랑을 했다
항상 지나가는 퇴근길에 꽃집이 하나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화려한 꽃들을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었는데 어느 날 무심코 꽃을 사가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꽃을 사본적이 몇 번 없었던 탓에 꽃을 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고, 막연하게 아내도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말았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유독 한번 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꽃 한 다발을 사서 아내에게 안겨주니 방방 뛰며 너무 좋아하면서 아이들에게 가서 자랑을 하는 모습을 보고 이렇게 좋아하는 걸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해 버린 제가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평일 퇴근 이후에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쉬기 바빴고, 주말에도 평일에 항상 힘들게 일해왔으니 좀 숴야한다는 생각에 늦잠 자고 뒹굴거리기 바빴는데 나태하고 뻔한 일상에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 평상시 번거로워서 생각조차 안 했던 캠핑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렇게 일정을 잡고 도착한 캠핑장에서 힘들게 텐트를 치고 준비를 한담에 아이들과 고기도 구워 먹고, 밤이 되어 깜깜 해졌을 때에는 준비한 나무를 태우면서 캠프파이어도 했습니다. 그다음 날에는 비가 왔었는데 저희는 파전을 해 먹으며 비구경했던 것도 참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아이들의 표정이 세상 편안해 보였습니다. 그동안 번거롭다고 귀찮다고 별다른 것을 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하나하나 시도해보다 보니 익숙했지만 별다른 표정 없었던 저의 삶 속에 환히 웃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더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또 가족들과 캠핑을 가려고 합니다. 여전히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이 너무너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서는 귀찮다는 생각과 번거롭다는 생각을 덜하게 되면서 저의 새로운 노력이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지 기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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