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주 내내 야근을 했고, 밤 11시 어떤 날은 새벽에 퇴근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해보지 않았던 업무를 맡게 되면서 제가 처리해야 할 업무와 병행하다 보니 야근은 밥먹듯이 하게 되었고, 어떨 때는 밤 11시에 퇴근, 그리고 더러 새벽 2~3시에 퇴근하게 되었고, 피곤함이 가시는 날이 없었습니다.
직장인 번아웃, 3주 내내 야근과 새벽 퇴근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어떤 업무는 우리 팀 업무라고 하기에도 그렇고 다른 팀 업무라고 하기에도 뭐 한 어정쩡한 업무가 있습니다. 사실 그런 업무는 너무 골치 아픈 업무로 처리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입장에 처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어느 날 팀 회의를 하는데 딱 그런 업무에 대한 안건이 생기게 되었고, 팀원 누구도 맡아서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팀 내에서 부장의 역할을 맡고 있는 저로서는 아무도 안 맡겠다고 조용히 눈치를 보고 있는 모습도 보기가 좋지 않았고, 제가 업무를 맡아 처리한다고 하면 팀원들이 고마운 마음을 가질 거 같은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기도 한 상황이라 제가 먼저 손들고 처리해 보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팀원들은 본인들이 맡게 되지 않아서 부담감이 싹 없어졌는지 환호성을 지르는 직원도 있었고, 맡아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혹시 본인들이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업무 외적으로 해당 업무를 맡게 되었고, 시간이 꽤나 걸리는 업무라 퇴근시간 이후에도 남아서 야근을 하는 경우들이 무척 늘었습니다. 야근을 하면서 처리를 하다 보니 어느덧 3주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야근뿐 아니라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생길 때가 있었습니다. 도와주겠다고 이야기했던 팀원들도 본인이 해야 하는 업무가 아니니 제가 고생하는 걸 모르는 척 본인업무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고, 그냥 저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렇게 기분이 안 좋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힘들다 보니 약간의 서운함 마음도 들 때가 있었습니다.
왜 나만 지치나, 이유도 모르고 자책했다
40대 직장인이라면 사실 일한다는 것이 즐겁고 신나는 일이라기보다 우리 가족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생활비며, 점점 늘어나는 아이들 교육비, 대출값 등등 가정을 건사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힘들게 일하는 것이 당연한 거라고 생각을 했고,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최재훈의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를 읽고는 지금 내가 힘든 것이 결국은 내 마음을 내가 지키지 못한 결과라는 것을 후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에서는 사람이 지친다는 것은 육체적 노동 때문이 아니라 내면에서 작용하는 완벽주의적 고집과 과도한 긴장 상태 때문에 심리적 에너지가 끊임없이 빠져나간다고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딱 지금의 저의 상황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신나게 이야기하려고 하는 두 딸에게 피곤하다는 핑계로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아이들의 마음을 외면했던 적도 있었고, 집안일과 아이들 교육문제로 지쳐있는 아내의 푸념을 털어놓을 때에도 귀 기울여 듣기보다 짜증 섞인 한숨으로 대했던 적도 있었는데, 저자는 다른 사람의 요구에 치여서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는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조차 다정하게 대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너무나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일을 할 때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중압감과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삶은 결국 저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가까운 가족에게까지도 그 영향을 받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저의 마음을 먼저 지키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아웃 올 꺼 같아서 팀장에게 말했다
골치 아픈 업무를 맡게 되면서부터 제 업무와 병행하며 처리하려니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야근과 새벽퇴근을 하면서 일을 해도 어디까지 해야 끝날지도 잘 모르겠고, 언제까지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와버리고서는, 저의 지친 상태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더 일하다가는 번아웃이 올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팀장에게 이야기를 해서 타 부서와 협업을 하고 싶다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때가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저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시작점이었던 거 같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들은 팀장도 저 혼자 하기에는 힘들고 무리가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3주 가까이 야근하며 고생해 왔던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군말하지 않고 다른 부서에 협조 요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협업하는 직원과 호흡을 맞춰야 해서 몇 번 야근을 하기는 하였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나니 가끔 1시간 정도 야근하는 수준으로 업무 효율성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면의 에너지 관리와 피로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공감하지만 한국사회의 직장 문화와 과도한 노동 시간을 강요하는 어쩔 수 없는 피로감을 오직 '개인의 마음가짐과 거절등으로 에너지를 관리하는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사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은 모두 느끼겠지만 과도한 업무량과 정년이 보장되지 않은 40대 직장인의 팍팍한 삶의 환경은 제가 해결해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서 이야기하는 거와 같이 개인의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도 너무 중요하지만 불합리한 상황에서 단호하게 목소리를 내고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실질적인 노력 또한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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