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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실패를 통과하는 일 실천법 (실패, 과정, 통과)

by yoo12191 2026. 6. 26.

책을 읽으며 '실패'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을 다시금 돌아보았습니다. 박소령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은 실패를 극복해야 할 거대한 장벽이 아니라, 묵묵히 걸어 나가야 할 하나의 과정으로 바라보게 해줍니다. 이 통찰을 바탕으로, 직장과 가정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주저함과 시행착오를 담담히 수용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자 합니다.

실패의 재정의

마흔 줄에 접어든 한국의 직장인에게 실패는 단순한 아쉬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팀을 이끄는 중간 관리자라는 위치는 위아래로 치이는 자리이기도 하고, 내가 내린 결정 하나에 팀원들의 인사고과나 프로젝트의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매 순간이 칼날 위를 걷는 기분입니다. 얼마 전, 야심 차게 기획했던 신규 사업안이 경영진의 한마디에 완전히 엎어졌을 때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내가 무능한가, 내 안목이 여기까지인가' 하는 자괴감이 밀려왔고, 팀원들 보기에도 낯을 들 수 없었습니다. 자산 형성을 위해 무리하게 진입했다가 묶여버린 부동산 투자 건까지 겹쳐 생각나니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내가 실패를 너무 거대하게 부풀려 나 자신과 동일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패는 내 존재의 결격 사유가 아니라, 단지 내가 시도한 수많은 일 중 하나가 어긋난 결과일 뿐이었습니다.

이 책이 주는 위로는 따뜻하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한계도 명확히 보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담담한 통과'는 어느 정도 생계가 안정적이거나 정신적 완충지대가 있는 이들에게나 가능한 사치일지 모릅니다. 매달 돌아오는 대출 이자와 아이들 학원비, 당장 올해 실적에 목이 메는 평범한 가장에게 "실패를 담담히 수용하라"는 말은 자칫 배부른 소리로 들리기 쉽습니다. 현실의 실패는 날카로운 청구서와 매서운 눈총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비판적 지점에서 내가 붙잡아야 할 것은, 환경을 탓하기보다 내 마음의 '시스템'을 바꾸는 일입니다. 결과가 어찌 되었든 그것이 내 인생 전체의 종말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 그 단단한 마음가짐이야말로 진짜 현실을 버텨내게 하는 실전 체력이 됩니다.

과정의 무게감

집에 돌아오면 초등학생인 두 딸아이가 커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큰아이가 학원 레벨 테스트에서 떨어져 속상해 울 때, 저도 모르게 "다음엔 더 잘하면 돼"라는 상투적인 위로를 건넸습니다. 하지만 문득 내 직장 생활을 돌아보니, 과정보다 결과만을 독촉받는 삶이 얼마나 숨 막히는 지 잘 알고 있으면서 자식에게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했던 건 결과에 대한 격려가 아니라, 그동안 매일 밤 책상을 지키며 꾹꾹 눌러 쓴 연습장의 무게를 알아주는 일이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후배 직원이 열심히 준비한 기획서가 반려되었을 때, 무작정 결과만 보고 타박하기보다 그 친구가 자료를 모으고 고민했던 시간의 가치를 먼저 짚어주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성공한 사람들의 드라마틱한 역전극에 열광하지만, 진짜 삶은 지루하고 지난한 과정의 연속입니다. 박소령 저자가 강조한 과정의 중요성은 깊이 공감하지만, 솔직히 자본주의와 무한 경쟁이 지배하는 한국 사회에서 '과정 중심적 사고'를 유지하기란 눈물겹도록 어렵습니다. 당장 회사는 매출 수치로 나를 평가하고, 사회는 어떤 아파트에 사느냐로 성공을 가늠합니다. 과정이 아무리 아름다웠어도 결과가 나쁘면 비난받는 것이 냉혹한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의 메시지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바깥의 평가'와 '내 안의 중심'을 철저히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세상이 내 결과만 평가할지라도, 나만큼은 내 노력의 과정을 알아보고 칭찬해 주는 뻔뻔함과 단단함이 있어야 이 조직 생활에서 미치지 않고 오래 버텨낼 수 있습니다.

통과의 지혜

결국 실패를 통과한다는 것은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채로도 한 걸음을 더 내딛는 지혜를 뜻합니다. 가끔 아내와 늦은 밤 식탁에 마주 앉아 맥주 한잔을 마시며 미래에 대한 불안을 나눕니다. 노동 소득에서 자본 소득으로 시스템을 전환해야 한다는 강박,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무언가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이 대화의 주를 이룹니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조용히 내 손을 잡아주며 "지금도 충분히 잘 버티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 따뜻한 한마디가 저에게는 실패를 통과하는 가장 큰 에너지가 됩니다.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려 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안전망 안에서 내 약함과 실패의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삶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임을 배웁니다.

다만 책에서 말하는 실패의 통과가 지나치게 개인의 심리적 극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은 아쉽습니다. 사람이 무너지는 것은 마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실패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때문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패자부활전이 극도로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 실패를 통과하라는 외침은, 어쩌면 개인에게 너무 큰 과제를 떠넘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통과의 지혜를 단순히 '마음 수련'으로 끝내지 않으려 합니다. 내가 이끄는 팀에서만큼은 후배들이 작은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 결과가 뜻대로 되지 않아도 아빠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것, 그것이 제가 지극히 현실적으로 이 책을 삶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bTHat_PO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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