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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 실천법 (균열, 완성, 의도)

by yoo12191 2026. 7. 29.

릭 루빈의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을 읽으며 창작이란 아티스트들만의 분야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회사 생활과 가정 안에서 익숙함에 갇혀 있던 일상에 새로운 시선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직장에서의 판단과 아이들과의 관계, 수많은 선택들 속에서 성과보다 과정 자체에 몰입하는 태도를 적용해보려 합니다.

인식과 집착이 만들어내는 삶의 균열

회사에서 기획안을 작성할 때면 실패하지 않는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감이 늘 따라붙었습니다. 40대 부장이라는 자리 특성상 데이터를 쥐고 안전한 선택만 고집하곤 했습니다. 릭 루빈은 결과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주변을 온전히 느끼는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즉, 욕심을 비울 때 비로소 핵심이 보인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 둘째 딸과 도자기 공방에 갔을 때 일입니다. 예쁜 컵을 완성하길 바라는 마음에 흙을 더 얇게 빚어야 한다느니 바닥을 평평하게 해야 쓸 수 있다느니 끊임없이 잔소리를 했습니다. 아이는 결국 짜증을 내며 흙을 뭉개버렸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이가 원했던 건 쓰임새 있는 결과물이 아니라 지금의 그 상황을 즐기는 것, 손끝에 닿는 촉촉한 감촉과 자유롭게 형태를 다듬는 과정 그 자체였습니다. 일터에서 가져온 집착을 집에서까지 아이에게 적용하려고 했던 거였습니다.

다만 결과를 잊고 과정에만 몰입하라는 말은 직장인에게 때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당장 분기별 성과를 평가받고 예산 심사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결과에서 자유롭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꺼내놓는 초반 단계만큼은 평가라는 중압감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성과는 수많은 시도와 관찰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불완전함 속에서 발견하는 완성의 순간

책에서 이야기하기를 완벽이란 절대 존재하지 않으며, 약간의 균열과 불완전함 속에 고유한 답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끝없이 다듬으며 마무리를 차일피일 미루기보다 어느 시점에는 있는 그대로 세상에 꺼내놓는 담대함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저를 비롯하여 주변사람들을 빗대어 보면 완벽을 추구해야 한다는 핑계로 결정을 미루거나 스스로 만든 기준에 갇혀 시작조차 못 할 때가 많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업무를 처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고서가 90% 정도 완성되었음에도 혹시 모를 지적을 피해보겠다고 밤을 새우며 오탈자와 서식을 다듬는 데 많은 에너지를 쓰곤 했습니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방향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거나 상급자와 논의할 시간을 놓치기도 했습니다. 완벽주의라는 명분 뒤에는 비판받기 두려워하는 마음이 숨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집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두 딸을 위해 주말여행을 계획할 때면 이동 동선부터 식당, 컨디션까지 분 단위로 정리하려 들었습니다. 차가 막히거나 식당 문이 닫히는 변수가 생기면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분위기를 망치기도 했습니다. 아내가 바란 건 정교한 일정표가 아니라 온 가족이 함께 웃는 여유로운 시간이었는데 말입니다. 틈과 여백을 인정할 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넘어 본래의 의도로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찾아오는 불안과 의심은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저자인 릭 루빈은 의심을 없애야 할 적이 아니라, 진짜 원했던 바에 다가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에 집중하는 단계라고 이야기합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기준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로 전달하고 싶은 순수한 의도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작년에 큰 프로젝트로 사내 신사업을 기획할 때가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괜히 위험한 도전을 했다가 자리만 위태로워지는 거 아니냐는 걱정 어린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퇴근길마다 괜한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닌지, 아이들 학원비며 대출금도 많은데 안전한 길만 가야 하는 건 아닌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처음 원래 갖고 있던 생각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진정 원했던 것은 남들에게 인정받는 타이틀이 아니라 매너리즘에서 벗어나 내 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물론 세상의 시선에서 벗어나 순수한 의도만으로 살아가기엔 가장이 짊어진 현실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는 않습니다. 타인의 평가와 경제적 안전망을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심이 밀려올 때 발걸음을 멈추기보다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본래 뜻을 다잡는 기회로 삼는다면 삶의 많은 순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심과 의도에 귀를 기울일 때 나만의 색깔이 담긴 창조적인 삶이 만들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3B7T_ZaKq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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