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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실천법 (한계, 교육과 노후, 편안함)

by yoo12191 2026. 5. 13.

"생각부터 바꿔라"는 말은 자기 계발서라면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오는 문구라서 처음엔 대충 볼 훑어볼 생각을 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제 주변 40대들의 이야기가 자꾸 겹쳐 보이는 겁니다. 송희창 저자의 엑시트는 재테크 기술서라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단 멈춰 서서 나침반을 확인하라고 말하는 지침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승진에 목매는 삶이 가진 진짜 한계

함께 오랫동안 일을 해왔던 선배 한 분이 있는데, 10년 넘게 주말도 없이 일해왔었고, 인사고과도 항상 상위권이었습니다. 팀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사내 정치까지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엔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어느 날 그분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나 이제 몇 년 안 남았어." 40대 중반을 넘기면서 정년까지 남은 시간을 세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엑시트를 읽으면서 이 장면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승진과 고과 관리가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생존 전략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40대 이후엔 그 보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라도 결국 고액 연봉을 받는 노동자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고, 그 보상은 정년이라는 마감날짜와 함께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저는 조직 경험 자체를 가볍게 보진 않습니다. 40~50대 관리자로 살아오면서 쌓이는 의사결정 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은 이후 투자나 사업을 할 때 리스크를 다루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엑시트가 회사 생활 전체를 '시간 낭비'처럼 묘사하는 부분은 조금 과하다고 느껴집니다. 회사 일을 대충 하면서 재테크에만 집중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게 되면, 오히려 직장 내 평판을 망치고 퇴직 시점만 앞당기는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건 방향이지, 지금 있는 곳을 당장 부정하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회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종잣돈을 모으고 자본주의를 배울 시간을 버는 것, 그게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 교육비와 노후 사이에서 갈라지는 40대

제 경험상 이 문제가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대목이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가장이라면 영어학원, 수학학원, 예체능까지 매달 교육비로 나가는 속도가 월급이 느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걸 압니다. 저도 주변에서 "애 뒷바라지 하느라 내 노후 준비는 엄두도 못 낸다"는 말을 정말 자주 듣습니다.

엑시트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먼저 하라고 강조합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으면서 많은 아빠들이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이 "공부할 시간이 어딨어"일 겁니다. 이 지점에서 책이 말하는 것과 현실 사이의 차이가 가장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생각해 보면, 아이에게 좋은 대학을 보내주는 게 최고의 선물이라 믿고 정작 자신의 노후 준비는 미루고 만 아빠가 퇴직 후 경제능력이 없어졌을 때, 결국 그 부담이 아이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사실은 외면하기 어렵습니다.

"공부해라"라고 말하기 전에 아빠가 먼저 자본주의를 공부하고 돈에게 일을 시키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치열하게 움직이는 뒷모습 자체가 진짜 교육일 수 있다는 저자의 관점에는 저도 상당 부분 공감합니다. 다만 교육을 순전히 가성비나 투자 수익률로만 생각하는 시각은 제가 보기엔 좀 냉정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경험, 정서적 유대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들은 돈으로 바꿔치기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경제적 자유를 향해 달리는 과정에서 가족이 소외되거나 희생을 강요받는 구조가 된다면, 그 엑시트는 무엇을 위한 탈출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느낍니다.

편안함에 길들여진 40대가 놓치는 것

솔직히 저도 이 부분에서 가장 찔렸습니다. 업무가 익숙해지고 대출 낀 집 한 채 정도 생기면 "이 정도면 됐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올라옵니다. 새벽에 경매 공부를 하거나 낯선 지역 임장을 다니는 건 솔직히 귀찮고, 새로운 도전은 겁도 납니다. "그냥 이대로만 살자"며 자신과 조용히 타협하게 되는 겁니다.

엑시트는 이러한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세상은 변하고 인플레이션은 매년 돈의 가치를 깎아내리는데, 지금의 안정감에 취해 5년 뒤 10년 뒤를 준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숫자로 보여줍니다. 같은 5천만 원을 가진 A와 B가 10년 후 완전히 다른 자산을 갖게 되는 과정은 읽으면서 꽤 많은 생각을 하게끔 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는 건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편안함을 무조건 버려야 할 악'으로 규정하는 태도는 오히려 40대를 번아웃으로 몰아가기 딱 좋습니다. 매 순간 성장과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강박이 쌓이면, 가족과 조용히 저녁을 먹는 시간조차 '낭비'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엑시트는 목표가 되어야지, 삶의 유일한 정답이 되어선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 '엑시트 하지 않으면 패배자'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건 사실이고, 그 부분에서 저는 백 프로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엑시트가 주는 가장 큰 가치는 결국 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 이 방향이 맞는 건가?" 성실함이 잘못된 방향을 향하고 있을 때 가장 위험하다는 말은 귀담아들을 만합니다. 다만 책이 제시하는 길이 유일한 정답은 아니고, 자신의 속도와 가치관을 잃지 않으면서 실천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과 지금 이 순간을 잘 사는 것, 이 둘이 반드시 반대 방향을 가리키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Rj51fG4B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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