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흔이라는 나이에 이르러 스스로의 한계를 지레 정해두고 살았던 지난날을 돌아보았습니다. 타인의 평가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화를 꺼리던 태도에서 벗어나, 능력은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는 믿음을 내 삶과 가정에 직접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직장 생활에서 오는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 책에서 얻은 지혜를 어떻게 일상에 적용해 나갈지 솔직한 마음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첫째, 실패를 능력의 한계가 아닌 성장의 과정으로 바라보는 관점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다 실수를 하거나 원치 않는 결과를 얻었을 때, 스스로의 한계를 탓하며 자괴감에 빠지던 때가 많았습니다. 주변 동료들 역시 승진이나 인사고과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신의 한계를 지레 규정하고 더 이상 도전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캐럴 드웩 교수가 말하는 핵심은 능력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 고정 마인드셋에서 벗어나, 노력과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발달할 수 있다고 믿는 성장 마인드셋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집에서 큰딸이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막혀서 울상을 짓고 있을 때 이 개념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과거라면 그저 머리가 좋으니 조금만 더 노력하라고 달랬겠지만, 이번에는 네가 지금 어려워하는 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뇌가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느라 애쓰는 중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단순히 결과나 재능을 칭찬하는 대신 문제와 씨름하는 과정 자체를 인정해 주자, 아이는 눈물을 닦고 다시 연필을 잡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패나 막힘을 내 자질의 한계가 아닌 배움의 한 단계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아이의 표정에서도 과도한 불안감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성장 마인드셋의 모든 부분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책에서는 노력만 더해진다면 누구나 어떤 영역이든 한계 없이 성취할 수 있다는 식의 다소 과도한 낙관론을 펼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타고난 적성이나 환경적 한계, 개인의 신체적·지적 자원의 차이를 모두 무시한 채 오직 마음가짐과 노력의 문제로만 고려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는 아무리 마인드셋을 바꾸고 애를 써도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오히려 실패한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내적 성장에 집중하는 태도
직장 생활을 오래 할수록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내 자리가 안전한 지에만 온 신경을 쏟게 되는 거 같습니다. 남들에게 능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욕구가 앞서다 보니, 정작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도전이나 위험이 따르는 과제는 괜히 피하는 안일한 마음이 생기는 거 같습니다. 책에서는 타인의 인정이나 결과에만 목매는 태도가 성장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이며, 남들의 시선보다는 어제보다 한 걸음 나아갔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경고합니다.
이 원칙을 일상에 적용하기 위해 아내와 가계의 목표나 아이들 교육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남들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옆 집 누구네 아이가 어느 학원을 다녀서 몇 단계를 앞서간다더라 하는 소식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아이가 지난달에 비해 어떤 점을 스스로 해내게 되었는지에 집중했습니다. 퇴근 후 집에서 두 딸과 대화할 때도 남들보다 잘했는지를 묻기보다 오늘 새로 배운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남과의 비교를 내려놓고 내면의 성장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불필요한 긴장감과 비교 의식이 훨씬 줄어드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그렇지만 저자의 이론처럼 타인의 평가나 외부적인 기준을 완전히 무시한 채 오직 내적 성장에만 매몰되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엄연히 결과와 평가를 통해 자원을 배분하고 성과를 측정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조직에서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단순히 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위안을 삼는 것은 자칫 자기 합리화나 현실 도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외부의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냉정하게 직시하면서도 그에 휘둘리지 않는 균형 감각이 빠져 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아쉬운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타인의 성장을 돕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는 조직적 실천
내 마음가짐 하나 바꾼다고 해서 딱딱한 직장 환경이나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 절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동료나 팀원이 실수를 했을 때 비난하기보다 성장의 계기로 삼을 수 있도록 돕는 분위기를 만들고, 가정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시도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개인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타인의 잠재력을 믿어주고 지원하는 태도가 개인과 조직 모두를 바꾸는 힘이라고 강조합니다.
회사에서 후배 사원이 프로젝트 도중 실수를 저질렀을 때 이 관점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예전 같으면 왜 이런 실수를 했냐며 책망부터 했겠지만, 이번에는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는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지 함께 원인을 분석해 나갔습니다. 비난 대신 성장의 계기로 삼아주자 후배는 위축되지 않고 훨씬 적극적으로 개선안을 찾아왔으며, 팀 전체의 분위기도 한층 활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집에서도 두 딸이 집안일을 돕다가 그릇을 깨거나 물을 엎질렀을 때 혼내는 대신 다치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함께 치우는 법을 가르쳐 주며 시도 자체를 독려했습니다.
다만 책에서 다루는 마인드셋의 변화가 마치 개인의 결단만으로 순식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부분에는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합니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형성해 온 사고방식과 습관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쉽게 바뀌지 않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안전망이나 시스템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 듭니다. 조직의 문화나 교육 환경은 그대로 둔 채 구성원들에게만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것을 요구하는 것은 관리자의 책임을 과하게 회피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