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회사에서 부장 타이틀을 달고, 아침마다 출근하면서도 매일 밤 "회사가 나를 언제까지 책임져줄까"라는 생각을 지워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행동 하나가 어떻게 삶의 방향을 바꾸는지, 그리고 40대 가장에게 그 행동이 얼마나 다른 무게를 갖는지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행동하지 못하는 40대의 불안, 왜 생기는 걸까
회사에서는 후배들이 치켜세워주고, 회의실에서는 제 말에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런데 퇴근 후 혼자가 되면 묘한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회사에서는 부장이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밖에서 그런 타이틀은 회사가 아닌 내 삶에 그다지 쓸모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불안감이 생각만 낳고 행동은 막는다는 겁니다. 유튜브를 시작해 볼까, 부업거리를 찾아볼까. 머릿속으로는 수백 번 계획을 세우지만 실행으로 옮기는 순간은 끝내 오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월급 이외의 수입원이 필요하다는 건 알면서도, "좀 더 준비가 되면"이라는 말로 몇 년을 허송세월로 흘려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행동이 실력이다라는 책의 내용 중 내가 개발하고 싶은 분야의 온라인 강의를 결제하거나, 관련 업체에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을 하라는 점입니다. 완벽한 계획보다 무모한 첫발이 내 실력을 키우는 첫걸음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행동을 강조하다 보면 "일단 저질러라"는 식의 조언으로 흐를 수 있는데, 40대 가장에게 무모한 실행은 20대의 무모한 실행과 차원이 다릅니다. 20대의 실패는 경험치가 되지만, 외벌이로 대출 이자와 교육비를 감당하는 저의 실패는 가족 전체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40대에게 필요한 건 무작정 시작하는 용기가 아니라, 철저히 계획된 실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강의 하나를 결제하더라도 "이게 내 시간과 돈을 쓸 만한 선택인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 고민을 하던 끝에 결국 저는 주식 관련 강의를 결제해서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그럴싸한 수익은 없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그 느낌이 다음 행동을 만들어냈고, 지금은 투자 공부와 함께 다른 재테크를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시작이 그다음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가계재정, 숨기면 더 커진다
결혼 이후 돈관리는 제가 늘 해왔었습니다만,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집이 넓어지고, 점점 늘어나는 생활비로 나가는 돈이 많아짐에 따라 와이프와 돈 이야기를 꺼내는 게 정말 두려웠습니다. 마치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 다툼이 생길 것 같아서 아예 대화를 피했고,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속여왔던 거 같습니다. 외벌이로 대출 이자, 아이들 교육비, 고정 생활비를 감당하면서 정작 노후 준비는 시작도 못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절대로 대화를 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주말 거실에 앉아 가계재정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떠한 이유든 말 안 하고 숨기는 건 잘못이지만, 결코 게으름이 아니라는 점도 짚고 싶었습니다. 가장이 가족을 위해 혼자 짊어지며 느끼는 책임감의 무게가 있고, 그 무게를 미안함으로 표현하다 보니 말을 못 했던 거 같았습니다. 이것을 단순히 "숨긴다"라고 정의하면 가장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상황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영역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막상 와이프와 통장과 대출 내역을 꺼내 놓고 이야기를 나눴을 때, 예상과 달리 다툼은 없었습니다. 현실을 함께 직면하고 나니 오히려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불필요한 지출 항목을 찾았고, 작은 것부터 함께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40대 가구주의 평균 부채는 1억 원을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이 숫자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을 때, 오히려 마음이 조금 편해졌습니다.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건강관리, 거창하게 시작하면 3일을 못 넘긴다
40대가 되면 몸이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늘 피곤하고, 주말이면 소파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그러면서도 "가족을 위해 건강해야지"라는 생각은 머릿속에 맴돌지만, 별다른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헬스장 연간 회원권을 끊고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몇 달을 못 넘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굳게 마음먹고 하려고 하였으나, 그 마음먹은 것이 행동하는 거에 대한 어려움으로 와닿아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마음먹고 하려고 하면 행동에 제약이 오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행동을 조금씩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래서 저는 거창한 계획을 내려놨습니다. 아침저녁으로 5분 스트레칭을 시작했고, 퇴근 후 거실에서 버피 테스트(Burpee Test) 100개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10개도 버거웠지만 지금은 100개가 하나의 루틴이 됐습니다. 하고 난 이후에 알 수 없는 묘한 성취감이 생기면서 다음 날도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이미 회사에서 에너지를 다 쏟고 돌아온 40대에게 "지금 당장 몸을 움직여라"는 말이 또 다른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40대 직장인의 주간 평균 근로시간은 주요 선진국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출처: 통계청).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사람에게 쉼 없는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습니다. 때로는 완전히 쉬는 날을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오히려 더 오래, 더 꾸준히 움직일 수 있게 해 줍니다. 따라서 멈춤도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행동이 삶을 바꾼다는 말은 분명히 맞습니다. 다만 40대 가장에게 그 행동은 무모함이 아니라, 계산된 작은 발걸음이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불안은 생각으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주식 강의 하나를 결제하고, 와이프와 통장을 꺼내 놓고, 거실에서 스쾃 다섯 개를 하는 것. 그 작은 행동이 쌓이면서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는 걸, 저 스스로 느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