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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실천법 (결핍, 창조성, 나약함)

by yoo12191 2026. 6. 7.

마이클 이스터의 《편안함의 습격》은 끝없는 편리함 속에서 오히려 무기력해져 가는 현대인의 고질병을 날카롭게 파헤친 책입니다. 늘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정작 몸을 움직이는 과정은 피해 다니던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의도적인 불편함을 삶에 적용하여, 무뎌진 신체 감각을 깨우고 가족들과 함께 진짜 회복이 무엇인지 실천해 보려 합니다.

결핍의 진정한 가치

우리는 버튼 하나로 온도를 조절하고,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문 앞으로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는 너무나도 편리한 풍요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완벽한 편리함이 우리를 정말 행복하게 만들었을지 생각해 보았습니까? 책은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늘 결핍과 추위를 견뎌왔지만, 현대 사회는 그 '불편한 자극'을 완전히 없애 버렸다고 지적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작은 스트레스나 사소한 육체적 피로조차 견디지 못하는 유약한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스스로를 결핍과 한계 상황에 노출시키는 '미소기(Misogi)' 같은 경험이 인간의 정신과 신체를 어떻게 단단하게 만드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마흔을 넘기면서 저는 주말마다 소파에 누워 지내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평일에 회사에서 팀원들 관리하랴, 실적 압박받으랴 진을 다 빼고 나면 주말엔 그저 에어컨 시원하게 틀어놓고 배달 음식을 먹으며 넷플릭스를 보는 게 최고의 휴식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초등학생인 두 딸아이가 밖으로 나가자고 보채도 "아빠 너무 힘들어, 다음에 가자"라며 태블릿으로 아이들을 달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온전한 편안함 속에서 주말을 보내고 나면, 이상하게도 월요일 아침은 더 찌뿌둥하고 무기력했습니다. 몸의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으니 오히려 정신적 피로가 고여 썩어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회복은 편안하게 누워있는 것이 아니라, 세포를 자극하는 적당한 결핍과 움직임에서 온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극단적인 황야 오지 탐험 같은 미소기를 평범한 한국의 40대 가장이 당장 실천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 서구식의 거창한 도전보다는, 당장 오늘 저녁 퇴근길에 에어컨이 나오는 엘리베이터 대신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것, 주말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에어컨이 없는 동네 뒷산에 올라 땀을 흘리고 미지근해진 물 한 모금을 나눠 마시는 것에서부터 결핍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리함에 중독된 뇌를 깨우기 위해, 제 삶에 의도적인 '불편한 행동'을 조금씩 실천해 보려 합니다.

지루함이 주는 창조성

현대인에게 가장 참기 힘든 고통은 아마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일 것입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단 1분의 지루함도 견디지 못하게 되었다고 경고합니다. 버스를 기다릴 때도,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조차 우리는 뇌에 끊임없이 도파민을 주입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지루함의 빈 공간이야말로 인류가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다고 말합니다. 지루함을 편리한 디지털 기기로 메워버리는 순간, 우리의 뇌는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단기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노예가 되고 맙니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 기획안을 짜야할 때, 요즘 부쩍 머리가 굳었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곧잘 나왔던 것 같은데, 이제는 익숙한 전례만 찾아보게 되거나,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의존하기 바쁩니다. 가만히 제 일상을 돌아보니, 출퇴근 지하철 안에서 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잠시라도 틈이 나면 경제 유튜브를 틀거나 주식 창을 들여다보고, 메신저를 확인하느라 뇌를 쉴 새 없이 혹사하고 있었습니다. 뇌에 여유가 없으니 새로운 생각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스마트폰 중독은 저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거실에서 아내와 두 딸아이가 각자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붙잡고 대화 한 마디 없이 몇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숨이 턱 막히곤 했습니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은 영상이 조금만 느려져도 짜증을 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처럼, 지루함은 해소해야 할 리스크가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성장의 토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자극은 우리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삶에 불이익을 끼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의도적으로 디지털 디톡스 시간을 정해,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서로의 숨소리를 듣는 '지루함의 불편함'을 실천해보려고 합니다.

편리함 이면의 나약함

마이클 이스터가 지적하는 가장 날카로운 부분은 편리함이 인간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유약하고 예민하게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신체적 위험과 고통이 사라진 빈자리에 아주 미미한 불편함조차 거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위협 인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기준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분노하고, 상처받고,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의 나약함은 결국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과도한 편리함과 보호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진단은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이 부분은 직장에서 젊은 직원들을 대할 때, 그리고 집에서 아이들을 키울 때 많이 공감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회사에서 조금만 업무 피드백을 강하게 하거나 근무 환경에 아주 작은 변화만 생겨도 쉽게 좌절하고 퇴사를 고민하는 후배들을 보며 속으로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나약할까' 혀를 차곤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메신저 답장이 조금만 늦어도 초조해하고, 식당에서 음식이 5분만 늦게 나와도 짜증을 내며, 차가 조금만 막혀도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운전대를 잡고 화를 내는 제 모습이 바로 편리함에 중독되어 나약해진 증거였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저자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엔 우리 한국 사회의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은 서구적인 관점에서 육체적 불편함을 사서 고생하듯 즐기라고 조언하지만, 매일 아침 지옥철에 몸을 싣고 야근과 성과 압박에 시달리는 한국의 40대 직장인들에게 "더 큰 육체적 시련을 찾아 떠나라"는 말은 자칫 현실감 없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정신적으로 과포화 상태의 '불편함'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육체 고통의 강요보다는, 내 마음이 어떤 사소한 자극에 과민반응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정신적 단단함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조건 불편함을 숭배할 것이 아니라, 내 일상에서 편리함이 주는 부분들(예민함, 인내심 부족)을 걸러내는 영리한 절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SNWzfB0-Q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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