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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독 실천법 (플랜B, 현금 부족, 일과 가정)

by yoo12191 2026. 3. 13.

솔직히 저는 슈독을 읽기 전까지 나이키가 처음부터 거대 기업이었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필 나이트의 자서전을 펼치는 순간, 제가 지금 회사에서 겪고 있는 상황과 너무나 비슷한 장면들이 연속으로 등장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매출은 늘어나는데 현금은 바닥나고, 거래처는 등을 돌리고, 가족과의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40대 직장인의 현실이 1960년대 미국 창업가의 이야기와 겹쳐 보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슈독을 읽으며 제가 직접 경험한 비슷한 상황들을 바탕으로, 창업 초기의 어려움과 직장인의 현실, 그리고 일과 가정 사이의 균형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거래처 배신과 플랜 B의 필요성

필 나이트는 일본 오니츠카 타이거와 7년간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그런데 1971년, 오니츠카는 갑자기 18개 다른 유통업체와 접촉하며 필 나이트를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필 나이트는 심지어 일본 간부의 가방을 뒤져 서류를 확인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몰렸습니다.

저희 회사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20년 넘게 함께해 온 주요 거래처가 갑자기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그 결과 30명이 넘는 직원이 퇴사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매출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회사는 생존의 기로에 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절실히 깨달은 건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플랜 B의 필요성입니다. 필 나이트는 오니츠카가 배신하자 즉시 나이키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위기를 돌파했습니다. 사업가라면 한 가지 플랜만이 아니라 두 번째, 세 번째 플랜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 문화에서 직장인이 회사 몰래 플랜 B를 준비하는 건 배신으로 간주되기 쉽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리고 필 나이트처럼 사업가는 공급처를 바꾸는 선택이 가능하지만, 직장인은 핵심 거래처가 끊어지면 개인의 커리어까지 위협받습니다.

둘째, 자신만의 전문성 확보입니다. 필 나이트는 초기에 일본 신발만 팔았지만, 결국 자체 디자인과 제조 역량을 갖춰 진짜 나이키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40대 직장인이 가진 전문성은 대부분 그 회사 안에서만 통용되는 지식입니다. 제가 20년간 쌓은 업무 노하우도 회사 밖에서는 쓸모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시작하기엔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많은 직장인들이 주식이나 코인 같은 투자로 몰리는 경향이 강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플랜 B는 사업가나 개인에게 필요하지만, 직장인에게는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렵기에 직장생활을 유지하며 할 수 있는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출 성장과 현금 부족의 함정

슈독에서 가장 반복되는 에피소드가 바로 은행과의 씨름입니다. 나이키는 매년 매출이 2배씩 성장했지만, 필 나이트는 항상 파산 직전이었습니다. 은행에서는 "당신 회사는 담보가 부족하고 위험하다"며 대출을 거부했고, 필 나이트는 은행 지점장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읍소해야 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제 상황도 비슷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때가 되면 직급도 오르고 연봉도 오르지만, 아이들은 커서 생활비와 교육비는 더 빠르게 올랐고, 아파트 대출 이자까지 모든 지출이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겉으로는 부장이고 행복한 가장으로 보이지만, 통장은 한없이 가벼워지는 중상층의 빈곤을 실감했습니다. 필 나이트가 은행원 앞에서 고개 숙이는 장면은 마치 회사와 거래처, 그리고 집안 경제를 지키기 위해 자존심을 내려놓는 40대 가장의 모습과 너무 닮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필 나이트의 현금 부족은 더 많은 신발을 만들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생산적 부채'였습니다. 반면 40대 직장인의 현금 부족은 교육비, 주거비, 생활비 등 '소비적 부채'의 성격이 강합니다. 생산적 부채는 나중에 수천 배의 수익으로 돌아올 투자이지만, 가장의 소비적 부채는 결국 지출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부채가 과연 미래의 수익을 위한 투자인지, 아니면 현상 유지를 위한 소비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제 경험상 대부분의 40대 직장인 부채는 후자에 가까웠고, 이 깨달음이 제게는 꽤 가슴 아픈 현실이었습니다.

일과 가정 사이, 필 나이트의 후회

슈독 마지막 부분에서 필 나이트는 가장 큰 후회를 고백합니다. 나이키를 키우기 위해 전 세계를 다니느라 아들들의 운동회나 생일에 함께하지 못했고, 특히 큰아들 제프와의 갈등은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필 나이트는 책 말미에서 "승리란 단순한 사업적 성공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이 공감했습니다. 40대는 사회적으로 중간 위치라 윗사람 눈치 보랴, 아랫사람 챙기랴 정신없는 시기입니다. 본의 아니게 가정에 소홀해지고, 나는 가정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가족에게는 낯선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필 나이트의 후회는 '세계를 제패하기 위한 위대한 야망의 대가'였습니다. 반면 40대 가장의 후회는 '생존과 현상 유지를 위한 평범한 발버둥의 결과'입니다. 필 나이트는 선택의 여지가 있었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직장인은 선택지 자체가 없습니다. 이 차이를 인정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동시에 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슈독을 읽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필 나이트처럼 위대한 성공을 꿈꾸지 않더라도, 지금 제가 가진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도 가족과의 시간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진짜 승리라는 필 나이트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필 나이트의 슈독은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창업 초기의 절박함과 현실적인 어려움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책입니다. 제가 직접 겪은 거래처 배신, 현금 부족, 가정과 일의 균형 문제가 1960년대 미국 창업가의 이야기와 이렇게 겹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제 상황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었고, 동시에 평범한 직장인으로서의 제 한계도 인정하게 됐습니다. 지금 사업을 준비하거나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슈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필 나이트의 솔직한 고백이 여러분에게도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될 겁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FZyO8iKx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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