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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의 힘 실천법 (지식, 자기관리, 경제적 아비투스)

by yoo12191 2026. 4. 24.

부자 집 아이들이 더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단순히 '경제적 지원'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을 키우면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돈보다 훨씬 근본적인 무언가가 있다는 걸, 아이들과 주말을 보내는 방식 하나하나에서 느끼게 됐습니다.

아이에게 지식보다 먼저 물려줘야 할 것

일반적으로 자녀 교육이라고 하면 학원이나 성적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와 제 아내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달리해보니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주말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과학 전시관을 데려가고, 악기를 배우게 하면서 아이들이 달라지는 게 보였습니다. 성적이 오른 게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을 아비투스(Habitus)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후천적인 환경이 만들어낸 또 다른 본성, 즉 취향과 태도와 행동 방식이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가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이들에게 전시회나 악기를 경험하게 해주는 부모의 행동은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닙니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문화 자본이라고 하는데 교육, 취향, 미적 감각, 언어 능력처럼 돈으로 직접 살 수는 없지만 사회적 우위를 만들어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을 의미합니다. 상류층이 자녀에게 물려주는 가장 강력한 유산이 바로 이것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유산이기는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제가 아이들을 여러 문화 체험에 데려가면서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이게 아이의 순수한 즐거움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남과 다른 경험을 시켜주고 싶은 욕심인가?' 아비투스를 높이려는 부모의 노력이 자칫 아이에게 '나는 남보다 더 많이 경험했다'는 우월감을 심어주는 방향으로 흐르면, 처음 의도했던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와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문화 자본은 아이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방향이어야지, 차별화의 도구가 되어선 안 됩니다.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수준 높은 유산은 삶을 풍요롭게 즐기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버텨내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즉 심리적 충격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는 능력은 이런 다양한 경험 속에서 길러진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관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몸이 젊었을때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30대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40대에 들어서면서 주변을 보니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출근 전에 헬스장을 들르는 동료, 점심에 샐러드를 먹는 팀원, 퇴근 후 조깅을 하는 선배.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건강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느낌보다,  삶 속에 여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아이가 "엄마 뚱뚱해서 창피해, 학교에 오지 마"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런 말을 할 줄은 전혀 몰랐기에, 적잖게 놀랐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아이의 말은 어른들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솔직한 반응을 그냥 말한 것일 수 있었습니다. 40대의 몸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활 방식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신체 자본(Physical Capital)은 아비투스를 구성하는 7가지 자본 중 하나입니다. 신체 자본이란 자신의 몸을 얼마나 건강하고 활기차게 유지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치는지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단순히 외모를 가꾸는 것이 아니라, 절제력과 성실함이 몸으로 표현된 결과입니다.

비즈니스 미팅에서 생명력 있고 활기찬 태도에서 나오는 모습은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실질적인 무기가 됩니다. 미국 심리학자 에이미 커디의 연구에 따르면, 개방적이고 당당한 자세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자신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습니다(출처: TED Amy Cuddy).

다만 잘 생각해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관리된 신체가 그 사람의 능력과 성실함을 보여준다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 경제적 여건, 업무 강도에 따라 건강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외모 하나로 그 사람의 성실함을 단정 짓는 것은 잘못된 판단을 낳을 수 있습니다. 신체 자본을 키우는 것은 본인을 위한 투자여야지,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은 것과 경제적 아비투스는 다르다

많은 분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면 자연스럽게 품위 있는 삶이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갑자기 부동산 시세가 오르거나 주식이 상승해서 자산이 불어난 사람들 중에 오히려 더 불안해하거나 과소비로 흘러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봤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그 자산을 다루는 방식과 태도입니다. 많은 기사에서 이야기하듯이 복권 당첨자의 약 80%가 2년 뒤 원래 경제 수준으로 돌아가거나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돈이 갑자기 생겼다고 경제적 아비투스까지 바뀌는 게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산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여러 종류의 자산을 분산해서 구성하는 방식으로, 한 가지 자산에 집중하지 않고 위험을 나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이야기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캡제미니(Capgemini)의 조사에 따르면, 고자산가들은 재산의 약 30%를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합니다(출처: Capgemini World Wealth Report).

40대 가장에게 월급 외 자산 수입 구조를 만드는 것은 가정 전체를 지키는 안전망이 됩니다. 하지만 한국 맥락에서 자산을 이야기하면 부동산과 주식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고, 그 가치는 언제든 하락할 수 있습니다. 그 무게까지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진짜 경제적 아비투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듯 진정한 아비투스는 돈이 없을 때도 품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경제적 부는 삶의 목적이 아니라 나머지 여섯 가지 자본을 키우는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비투스는 상류층의 행동을 흉내 내는 매뉴얼이 아닙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닌 자신의 가치관과 행동을 일치시키며, 내면을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진짜 아비투스라는 점입니다. 40대는 그동안 쌓아온 습관을 점검하고, 내가 지향하는 위치에 어울리는 태도와 취향을 의식적으로 선택할 때입니다. 자녀에게도, 자신에게도 가장 솔직한 아비투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지금 이 시기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PbD3uXX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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