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소파에 앉아 있는데 가족 목소리가 소음처럼 들린 적 있으십니까? 저는 되돌아보면 그 순간이 저 스스로에게 너무 부끄러웠지만, 그게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유였습니다. 곽정은 작가의 어웨어니스는 '내 마음이 본래 깨끗했다'는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문제를 없애려는 게 아니라,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 읽고 나서 작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사춘기 아이와의 거리, 문제는 소통이다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공부를 소홀히 하거나 대화를 피하기 시작했을 때, 저는 꽤 자주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시에는 그게 아이를 걱정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되돌아보면 솔직히 제 불안을 해소하려는 행동에 더 가까웠습니다. 내 아이가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오히려 강압적인 태도로 먼저 튀어나온 것입니다.
어웨어니스에서 말하는 알아차림(awareness)은 바로 이런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알아차림이란 내 마음에서 지금 어떤 감정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평가 없이 관찰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감정을 없애거나 억누르는 게 아니라, '아, 지금 불안이 올라오고 있구나'하고 자연스레 인식하는 것입니다. 먼지가 붙으면 먼지임을 알고 털어내면 그만이듯, 불안도 알아차리는 순간 더 이상 그런 감정이 행동을 지배하지 못한다는 논리입니다.
저도 아이들이 의견을 말하려고 할 때 말을 끊는 일들이 가끔 있었습니다. '아직 어린애 말이니 내 말이 맞아'라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겁니다. 책을 읽고 나서 의식적으로 먼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고, 아이들은 조금씩 더 말을 먼저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자녀를 통제하려는 마음은 나의 불안 해소용'이라는 관점이 맞는 경우도 있지만, 교육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내 불안이냐, 아이를 위한 것이냐'를 나누기보다, 감정을 먼저 알아차린 뒤 부모의 권위를 유지하면서 아이의 독립성도 지키는 커뮤니케이션을 선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