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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 많은 고등학교 친구 실천법 (라이프스타일, 자본, 공부)

by yoo12191 2026. 4. 29.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제 후배 이야기가 남의 일인 줄만 알았습니다. 결혼 직후 수도권 신축 아파트에 영끌로 진입한 후배가 처음엔 세상 다 가진 표정이었는데, 1년도 안 돼서 그 얼굴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책은 그 후배의 이야기이자, 타 부서 부장님의 이야기이자, 어느 순간 저 자신의 이야기였습니다.

내 집이 자산인가, 비용인가 — 라이프스타일부터 흔들렸습니다

그 후배는 월급의 절반 가까운 금액을 이자로 납부하고 있었습니다. 집값이 오르고는 있었지만, 사실상 그 집을 팔기 전까지는 원할 때 사용할 수 없는 돈입니다. 그사이 통장 잔고는 월급날 며칠 지나면 0원 근처를 맴돌았고, 저축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었으며, 생활만족도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부자 친구 광수는 이걸 레버리지(leverage)의 문제로 봅니다. 레버리지란 내 자본 이상의 돈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하는데, 활용되는 자산이 수익을 만들어낼 때는 강력한 도구지만, 거주용 주택처럼 현금 흐름을 만들지 못하는 자산에 무리하게 적용하면 오히려 생활 전체를 옥죄는 족쇄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본인 소유의 자가는 있지만 그것을 유지할 능력이 부족하여, 기본적인 생활조차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책의 내용처럼 집을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 보라는 시각은 경제적 관점에서 맞다고는 생각하지만, 워런버핏 같은 부자들도 집을 소유하지 말고 월세로 사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라는 말을 많이 했었습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 부분은 단순히 수익률 계산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아이의 학군, 부모의 직장 및 아이들 학원 접근성, 이웃과의 관계 같은 요소들은 이사를 반복하면서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잦은 이사는 심리적 안정성도 떨어트리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자처럼 보이려는 소비가 자본을 갉아먹습니다

저도 한때 평일 내내 고생했다는 이유로 주말마다 외식에 쇼핑을 반복했습니다. 이건 나를 위한 보상 심리도 있지만, "나도 이 정도 소비는 할 수 있어"라는 무의식적인 압박 같은 심리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타 부서 부장님이 최근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고 어떻게 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차에 고가 차량을 할부로 구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그걸 비판하기 전에 사실 그렇게 소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부러운 감정도 있었습니다. 골프, 고급 외식, 브랜드 의류. 동창 모임이나 사내 회식 자리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심리는 40대 직장인이라면 거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 속 광수는 영철이보다 낡은 차를 몰고 다니면서 집은 훨씬 좋은 곳에 삽니다. 이 대비가 단순히 절약의 강조성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저는 그보다 가지고 있는 자원 배분의 우선순위 문제로 봤습니다. 광수는 자본(capital), 즉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을 만들어내는 자산에 집중하고, 소비재에는 최소한만 씁니다. 자본이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그 돈을 어떤 구조 안에 넣어두느냐에 따라 복리로 성장하는 자원입니다.

물론 40대 한국 직장인의 비즈니스 인간관계를 전부 사치로 볼 수는 없습니다. 관계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은 분명히 존재하고, 그걸 무시하면 오히려 더 큰 손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극단적인 절약보다 '의도 있는 소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비가 저를 실제로 성장시키는가, 아니면 단지 보이기 위한 지출인가를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실제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구의 평균 부채 보유율은 60%를 웃돌며, 특히 40대는 자녀 교육비와 주거비 부담이 겹치는 시기로 소비 지출 압박이 가장 높은 구간에 해당합니다(출처: 통계청). 이 숫자는 보이기 식의 지출을 하는 사람들이 소수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이 공부만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보며 가장 오랫동안 생각했던 장면은 주인공이 아이의 미래를 떠올리는 부분이었습니다. 만약 아이가 어느 날 "나 유학 가고 싶어"라고 했을 때, 저는 망설임 없이 "그래, 알았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인가. 솔직히 그 질문 앞에서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불편했던 건, 지금까지 아이에게 해온 조언들이었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좋은 회사. 저는 이게 당연한 로드맵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책을 읽고 나서 그것이 아이를  평생 월급에 의존하는 구조 안에 가두는 방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구조 자체가 나쁜 건 아니지만 이것만이 전부라고 아이에게 가르치면 자본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처음부터 차단됩니다. 광수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창업 이야기나 세상을 읽는 법에 대한 조언이 압권이라고 느껴졌던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 부분에서 한 가지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 교육이 중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돈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각인이 되면, 오히려 인성이나 도덕적 판단력보다 수익 구조를 먼저 따지는 방향으로 아이가 성장할 위험이 있습니다. 경제적 사고력은 반드시 올바른 자아상과 함께 자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세상을 읽는 능력이 세상을 이용하는 능력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그 두 가지를 함께 가르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이 책이 그냥 성공한 부자의 습관 모음집처럼 읽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직접 읽어보고 느낀 건, 영철이가 틀린 삶을 산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그냥 주어진 틀 안에서 성실하게 살았고, 우리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중요한 건 그 틀을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고, 이 책은 그 의심의 계기를 꽤 효과적으로 만들어줍니다. 라이프스타일, 자본에 대한 태도, 자녀에게 물려줄 사고방식. 이 세 가지를 지금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한 번쯤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D8QA5gG5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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