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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쉽 실천법 (핵심 가치, 의사결정, 실천)

by yoo12191 2026. 5. 22.

동료들 사이에서 주식·부동산 얘기가 나올 때마다 혼자만 침묵하는 상황, 40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고, 저도 그랬습니다. 그 불편함의 정체를 이 책에서 발견했습니다. 내 안의 타협할 수 없는 기준, 이른바 '핵심 가치'가 흔들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재테크 열풍 속, 흔들리는 핵심 가치

동료들이 모였다 하면 코인이니 갭투자니 이런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듣다 보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고, 무리해서라도 자금을 끌어다 시작해야 하나 싶다가도, 매일 차트를 들여다보며 피가 마를 거 같은 제 성격을 생각하면 영 내 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민만 쌓여가는 사이, 지금껏 지켜온 '안정'이라는 기준이 주위 환경으로 인해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블랙 쉽에서 말하는 핵심 가치(core value)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내 삶의 기준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최후의 판단 근거가 되는 것입니다. 저에게 그것은 가족의 안정이었는데, 주변의 소음이 커질수록 그 기준이 흔들렸습니다.

물론 '내 신념은 안정이야'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마냥 옳은 건 아닙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자산을 그대로 두는 건 인플레이션으로 그 자금력이 조금씩 가치가 떨어지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재테크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싫다거나 무섭다는 이유로 등한시했던 것을 '안정 추구'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는 건 아닌지 솔직하게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 정확하게 저에게 꽂혔던 거 같습니다. '당신에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는 무엇인가?' 재테크를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진짜 출발점이라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 질문 하나를 붙잡고 한참을 고민했었습니다.

좋은 결정이란 무엇인가, 의사결정 사슬

블랙 쉽을 보며 정말 오래 생각했었던 챕터였던 거 같습니다. 저자는 결정의 옳고 그름을 결과로 판단하는 것을 결과 편향(outcome bias)이라고 부르는데, 행동경제학에서도 오래전부터 지적해 온 문제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 결정이 좋았다고,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 그 결정이 나빴다고 판단하는 심리적 오류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퇴근길 지하철 창문에 비친 내 모습이 왠지 초라해 보였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고개를 돌리고, '좋은 게 좋은 거지'라며 넘겼던 순간들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마다 결과는 무사히 넘어갔지만, 내 안에서 뭔가 조금씩 갉아먹히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저는 결과는 얻었지만 좋은 결정을 내린 게 아니었던 겁니다.

블랙 쉽의 저자가 제안하는 의사결정 사슬은 핵심 가치 확인, 모든 사실 파악, 순간의 감정 존중이라는 세 단계로 구성되는데, 의사결정 사슬이란 충동적 판단이나 결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일관된 기준으로 선택하도록 돕는 의사결정 방식입니다. 특히 세 번째 단계인 '감정 존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감정을 무시하지도, 감정에 휩쓸리지도 말고 건강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인데, 말은 쉽지만 실제로 적용하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직장에서 소신을 굽혀야 할 때를 생각해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조직의 생리를 거스르며 어설프게 소신을 지키려다 도태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저의 자존감을 무너뜨립니다. 저자의 프레임을 빌리면, 핵심 가치와 감정 사이의 줄다리기에서 어느 한쪽이 완전히 이겨서는 안 된다는 말이 여기서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자기 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연구에 따르면, 내면의 가치에 근거한 결정을 내릴수록 심리적 안전감과 행동 지속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출처: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거울 속 흰머리와 실천의 문제

요즘 거울 앞에 서면 부쩍 늘어난 흰머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 때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리는 느낌도 비슷합니다. 젊을 땐 하고 싶은 게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저 남들 사는 대로, 회사 시키는 대로 살아온 색깔 없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다는 기분. 이게 딱 지금 제 얘기였습니다.

은퇴는 조금씩 다가오는데, 직함을 빼고 나면 인간 아무개로서 뭐가 남을지 덜컥 겁이 납니다. 이 책이 말하는 '내면의 검은 양(black sheep)'이란 개념이 바로 이 공허함을 이야기하는데, 무리에 섞이지 않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지키는 존재, 즉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핵심 가치에 따라 사는 삶의 방식을 상징합니다.

물론 40대 중반의 가장이 갑자기 자아를 찾겠다며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건 리스크가 있습니다. 지금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서 전문성을 극대화해 생존력을 높이는 게 현실적으로 더 급합니다. 하지만 미래를 아예 외면하는 것도 방법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 모든 걸 바꾸라는 게 아니라, 오늘 하는 선택 하나하나가 내 핵심 가치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솔직히 이 책을 덮고 나서도 당장 뭔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달랐던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이게 내가 지키고 싶은 것과 맞는가'를 한번 더 물어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도, 그 한번 더 물어보는 것이 꽤 많은 것을 바꿔줬습니다.

물론 책의 내용을 100% 동의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저도 '목적의식 없이 사는 사람은 연기를 하고 있다'는 문장에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목적 없이도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내 삶이 흔들린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 흔들림의 원인이 어쩌면 '내가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 모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 질문을 한 번 정직하게 던져보는 것, 그게 이 책이 줄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gmHhEJ1OoM&t=14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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