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영만 교수의 《끈기보다 끊기》는 무조건 버티는 것만이 정답이 아닌, 가치 없는 무언가를 과감히 끊어내는 결단력이 진짜 필요한 사실임을 일깨워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는 그동안 '끈기'라는 미덕에 갇혀 정작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깊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무의미한 직장 내 관행과 미래를 저당 잡는 불안감을 끊어내고, 내 삶의 진짜 주인으로서 가족과 나의 성장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직장 속 가짜 끈기
대기업의 중간관리자로 살아가는 40대의 삶이란 '버티는 자가 이긴다, 끝까지 버티는 게 승리자다'라는 말을 훈장처럼 여기며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매 분기마다 찾아오는 인사고과 시즌이나 수시로 일어나는 조직 개편 속에서, 부조리한 지시나 비효율적인 회의 문화 앞에서도 끈기를 발휘하며 묵묵히 참아내는 것만이 간부로서의 미덕이라 믿어왔습니다. 얼마 전에도 이미 시시각각 상황이 바뀌는 의미 없는 보고서의 문구 수정을 위해 온 팀원들을 붙잡아두고 야근을 강행하면서, '이 또한 리더로서의 책임감이다'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것은 나의 성장을 위한 진짜 끈기가 아니라, 그저 변화가 두려워 익숙한 고통을 선택한 '가짜 끈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익숙한 대로 버티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은 물론, 나를 믿고 따르는 팀원들의 소중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행위였습니다. 회사의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든 낙오되지 않으려고 억지로 붙들고 있던 비효율적인 업무 관행과 무조건적인 순응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과감히 끊어내야 할 사항이었습니다. 물론 가족 모두의 밥줄을 쥐고 있는 조직 생활에서 모든 것을 내 뜻대로 무 자르듯 끊어낼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와 생계의 무게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현실의 벽을 무시한 채 다 끊어버리라는 주장은 어쩌면 대책 없는 이상론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영혼 없이 버티는 시간 속에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안주하는 제 안의 비겁한 마음만큼은 객관적으로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무의미한 버팀 대신, 업무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절차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과감히 걷어내는 결단력을 매일 조금씩 연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향한 불안의 전이
두 초등학생 딸아이를 키우는 가장으로서, 저는 늘 아이들의 교육비 문제와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짓눌려 살아왔습니다. 남들 다 하는 학원 레벨 테스트 결과에 목을 매고, 아이가 조금이라도 지치거나 학업에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면 '벌써부터 끈기가 없어서 어떡하냐'며 다그치기 일쑤였습니다. 아내와도 거실 탁자에 앉아 아이들의 교육 방향을 두고 예민한 대화를 나누며 갈등을 겪을 때마다, 결국 제 논리는 '험난한 세상에서 끝까지 해내는 힘을 지금 길러줘야 한다'는 압박으로 결정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예민한 부분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강요했던 그 당당한 끈기가, 혹시 부모로서 나의 미래의 불안감을 감추기 위한 이기적인 집착이자 폭력은 아니었을까 하는 부분을 말입니다.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지도 않고 재능도 없는 과목에 억지로 매달리게 하며 아까운 유년 시절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것보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고 영리하게 끊어내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진짜 역할일지도 모릅니다. 무조건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라는 고리타분한 말로 아이의 무한한 가능성을 한 가지 입시라는 틀에 가두려 했던 제 편협한 교육관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열띤 교육 현실 속에서, 학업이나 학원을 완전히 내려놓는 식의 '끊기'는 주변의 시선과 두려움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의 속도에 억지로 맞추느라 정작 지금 이 순간 누려야 할 가족의 행복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부모로서의 과도한 불안과 욕심만큼은 지금 당장 단호하게 끊어내기로 결심하기로 하였습니다.
자산 중심의 인생 전환
40대에 접어들면서 내 몸값을 바탕으로 한 노동 소득만으로는 소중한 가족의 미래를 온전히 책임질 수 없다는 현실적인 압박감이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왔습니다.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이라는 안정적인 울타리에 만족하며 성실하게 일만 하면 은퇴 후의 삶까지 모두 해결되던 좋은 시대는 이미 끝났기에, 하루라도 빨리 자본 소득으로의 인생 시스템 전환이 필수적임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피곤한 몸을 이끌고 출근 버스에 몸을 실을 때마다, '그래도 이 직장이 가장 안전하고 매달 돈이 나오니까 혹은 이거라도 해야 가족을 부양할 수 있지'라는 생각이 가득 차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뒤로 미뤄왔습니다. 이것은 안정성에 대한 집착과 다가올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합쳐진, 내 인생에 가장 좋지 않은 끈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산을 키우고 삶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과거의 익숙했던 소비 습관과, 내 노동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던 낡은 생각의 고리를 과감하게 끊어내야만 합니다. 그동안 부동산 공부를 한답시고 밤마다 등기부등본을 들여다보고 관심 건물들의 관리비 추이나 수익률을 열심히 분석하면서도, 막상 실전 투자나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던 것은 실패에 대한 공포를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가짜 끈기로 보기 좋게 포장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말하듯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과거와의 단호한 단절에서 출발합니다.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사표 던지기나 대책 없는 묻지 마 투자는 경계해야 마땅하지만, 실패가 무서워 변화를 외면한 채 지금의 자리에 주저앉아 안주하려는 태도는 내 인생에 가장 위험한 선택입니다. 나의 노동을 지속 가능한 자산 시스템으로 바꾸는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가장 먼저 적용하고자 하는 것은 오늘부터 당장 의미 없는 지출과 막연한 낙관주의를 삶에서 깨끗이 끊어 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