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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 앤 테이크 실천법 (휴먼 인맥, 테이커 식별, 기버 교육법)

by yoo12191 2026. 4. 17.

저는 꽤 오랫동안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는 생각을 어느 정도 믿으며 살았습니다. 15년 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배려하다가 손해를 본 적도 많았고, 도와줬더니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애덤 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를 접하면서 제가 놓쳤던 게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휴먼 인맥관리, 먼저 톡을 보내도 될까

직장생활이 길어질수록 연락처에는 사람이 쌓이는데, 정작 힘들 때 전화할 사람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 분이 많을 것입니다. 저도 이직을 고민하거나 자녀 교육 정보가 급하게 필요할 때 핸드폰 연락처를 뒤적이다 "몇 년째 연락 없었는데 이러면 민망하지 않나" 싶어서 연락을 포기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기브 앤 테이크"에서는 이런 관계를 휴먼 인맥이라고 부릅니다. 휴먼 인맥이란 한때 교류가 활발했지만 현재는 접촉이 끊긴 관계를 가리키는 사회적 용어입니다. 책에서는 이 휴먼 인맥이 현재 활발히 교류 중인 지인보다 오히려 새로운 정보와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이미 가까운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정보 범위 안에 있지만, 오래 연락이 끊겼던 사람은 전혀 다른 환경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무심코 핸드폰 연락처를 보다가 우연찮게 5~6년간 연락이 없었던 전 직장 선배에게 "생각나서 연락했어요, 잘 지내시죠?"라고 짧은 톡을 보냈더니 오히려 상대방이 더 반가워했고, 그 대화에서 제가 전혀 몰랐던 업계 동향과 채용 정보, 다른 사람들 소식까지 자연스럽게 얻게 되었습니다. 큰 에너지를 쓴 것도 아닌데 생각 이상으로 큰 수확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 부분에서 저는 책의 조언과는 다르게 염두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서는 휴먼 인맥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 정서상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오히려 평판에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자기 용건부터 꺼내는 방식보다 평소에 생각날 때 가볍게 안부를 물어보는 습관을 먼저 들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인간관계의 가치는 평상시 꾸준한 접촉과 소통을 통해서만 실질적으로 축적됩니다(출처: 하버드 사회과학리뷰).

테이커 식별, 어떻게 걸러낼까

40대가 되면 가족 부양, 팀 관리, 주변 지인들의 크고 작은 부탁이 동시다발로 쏟아집니다.  책임감이 강할 때다 보니 거절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도와주다 보면 어느새 에너지와 경제적 여유가 동시에 바닥나는 상황이 생깁니다.

책에서는 인간의 서로 주고받고자 하는 성향을 기버(Giver), 테이커(Taker), 매처(Matcher)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기버란 자신이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려는 성향을 가진 사람, 테이커란 반대로 받는 것을 극대화하려는 사람, 매처는 주는 만큼 받으려는 균형 지향형 사람을 의미합니다. 뛰어난 테이커일수록 처음에는 열정적인 기버처럼 접근한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몇 년 전 제가 경험했던 일로, 오래된 친구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험업을 시작했고 제게도 도움이 될 거라며 가입을 권유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진심 어린 걱정인 줄 알았지만, 대화를 이어갈수록 제 이익보다 친구의 실적을 위한 영업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관계가 불편해질까 봐 억지로 맞춰줬을 텐데, 이번에는 "지금 보험은 이미 관리하고 있어서 마음만 받을게"라고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어색함 없이 관계가 더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점은, 현실적으로 상대가 테이커임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이후인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사후 대처보다는 초기 단계에서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 즉 잠재적 손실을 사전에 줄이는 전략적 대응 방식이 더 필요합니다. 와튼 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기버는 일반적으로 타인의 동기를 더 정확히 판단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능력은 습관적 신뢰 성향 때문에 초반에는 잘 발휘되지 않습니다(출처: 와튼 스쿨).

기버 교육법, 아이에게 "남 도와주면 손해야"라는 말을 어떻게 반박할까

저희 집 큰아이가 어느 날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남을 도와줘 봤자 손해만 보는데 왜 내가 손해 보면서 도와줘야 해?" 솔직히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말문이 막혔습니다.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했었고,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는 상대평가, 즉 다른 학생과의 비교를 통해 석차를 매기는 방식이 여전히 보편적인 상황에서, 아이에게 협력과 배려를 가르치는 일이 현실과 동떨어진 도덕 교육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말로 설명하는 대신, 선행을 베풀면서도 삶의 풍요를 누리고 주변에 좋은 영향을 주는 어른을 직접 만나게 했습니다. 함께 식사하며 그분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제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영향을 받아 돌아오는 길에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말을 꺼냈습니다. 그 순간이 어떤 독서 지도나 도덕 교육보다 훨씬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반적인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 아이에게만 기버의 삶을 권하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인지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기버가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진짜 사랑인지, 아니면 부모로서의 자기만족인지 한 번쯤 냉정하게 되물어야 한다고 봅니다. 기버 교육법은 결국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출발해야지, 부모의 가치관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으로는 오래가지 않습니다.

결국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히 "많이 줘라"가 아닙니다.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줄 것인지 선택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동시에 설계하는 전략적 이타주의(Strategic Altruism)가 핵심입니다. 15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면서 제가 가장 후회하는 건 "너무 많이 줬다"가 아니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줬는지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 방향을 다듬어가는 과정, 그게 지금 제가 이 책을 통해 배우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RTOZyfUfLw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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